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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고려대학교 SW AI 융합대학원 면접 후기

Getty J. 2025. 1. 28. 02:29

2025년 상반기부터 고려대학교 SW·AI융합대학원 빅데이터융합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 대학원 진학을 고려한 적이 없어, 관련 정보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모아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막막함을 떠올리며,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고려대 SW·AI융합대학원은 직장인을 위해 야간 강의를 제공하는 대학원입니다. 아직 2025년 상반기 시간표는 오리엔테이션 전이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4년 2학기 시간표를 참고해보면 비슷한 시간대에 강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야근이 없는' 직장인을 위한 시간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비전공자의 도전기
고등학교는 문과, 대학교는 상경계열, 직장은 재무/자금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제가 컴퓨터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된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려 합니다. 사실 이렇게라도 해야 놓아버린 학업의 끈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해야 하는 '자율학습 불능자'의 삶이랄까요? 어쩌면 비전공자의 중도하차(?!) 썰을 들으실 수도 있겠네요.
비전공자임을 서두에 밝히는 이유는, 대학원이나 컴퓨터 세상을 기웃거리는 분(저 포함..)들 중 비전공자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장벽이 높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제 우당탕탕 도전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만약 제 글을 읽고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저로서는 글쟁이로서 성공한 것이겠죠.(빅데이터로서는?!).


고려대학교 SW AI 융합대학원 모집학과

고려대학교 SW·AI융합대학원에는 빅데이터융합학과 외에도 인공지능융합학과와 소프트웨어보안학과가 있습니다. 저는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아 빅데이터융합학과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를 쌓아놓고 보니 이런 인사이트가 나오더라'라는 접근 방식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후로는 관심 있는 퀀트(Quant) 분야에도 이를 적용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도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하는 이야기가 조금 어설프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아직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일 겁니다. '빅데이터는 그런 게 아닌데...'라고 하신다면, 반박할 지식이 아직은 부족합니다ㅎㅎ)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이유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순수하게 '조금 더 배워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직장에서 엑셀을 다루다 보면, '엑셀을 사용한다'는 개념보다는 '엑셀에게 일을 시킨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원래라면 직접 한 땀 한 땀 해야 할 일을 엑셀에게 '네가 작업해서 결과를 줘'라고 하는 셈이니까요. 이런 생각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 언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을 시킬지 알고, 어떻게 시킬지 알게 된다면, 무궁무진한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고, 그래서 블로그 이름도 'Hello New World'로 지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조금 읽고, 인터넷 무료 강의를 조금 듣고, 신촌에서 파이썬 기초 강의도 들어보고, ChatGPT와 수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한계를 느꼈습니다.
마치 알파벳은 다 알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을 써내려가지 못하는 것처럼, 파이썬 등의 컴퓨터 언어를 많이 알게된다고 해도 결국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대학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모집 절차

① 원서접수
제출해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입학지원서
  • 연구계획서
  • 졸업(예정)증명서
  • 성적증명서
  • 재직증명서/경력증명서
  • 자격증 사본
  • 아포스티유(외국대학 출신)

이 중에서 연구계획서가 사실상 유일한 진입장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서류는 출력해서 준비하면 되지만, 연구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죠. 대학원 진학을 '생각만 하는 사람'과 '실제로 지원하는 사람'을 가르는 첫 번째 관문이 바로 이 연구계획서입니다.
특히 비전공자라면 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모르니까 배우려고 하는데, 무엇을 연구할지 계획을 세우라고 하니 막막할 수밖에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같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면접 기회까지 얻었으니 서류에서 칼같이 탈락시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라면 1번 문항(학문적 관심)에 대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다만 저는 지원하는 학과와의 연관성을 신경 써서 작성했습니다. 직장 내 표준업무매뉴얼, 인수인계서, 목표수립 등 기존에 업무상 작성해둔 내용을 참고하면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 연구계획서로 돌아와서, 연구계획서의 기본적인 틀은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구 개요
  2. 이론적 배경
  3. 연구 방법
  4. 연구 일정
  5. 기대효과

하지만, 저처럼 비전공자라면 이 틀을 따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지식의 부재로 인해 이 FLOW를 따르는 대신 지원 학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강조했고, 했던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기술했습니다.
② 제출 서류 접수
마감일까지 이틀 정도 남은 시점에 모든 서류와 연구계획서가 완성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상 우편으로 보내더라도 마감일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좀 더 확실한 방법을 원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직장인인지라 일과 중에 직접 서류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 퀵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퀵 배송 도착 시간이 학과사무실 점심 시간과 겹쳐 직원분께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학과사무실 문앞으로 서류가 배송되었고, 이후에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더블체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안감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③ 구술 시험
고려대학교 SW·AI융합대학원의 구술 시험은 다른 대학원들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많습니다. 우선 전형 기간이 꽤 깁니다. 원서 접수 이후 구술 시험까지의 기간이 매우 길어서, 다른 대학원들의 면접이 끝나고 최종 합격 발표가 날 때까지도 서류 합격 여부를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면접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확보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접 장소와 분위기

면접 장소는 고려대학교 이공계 캠퍼스 내 애기능생활관이었습니다. 빅데이터융합학과만 이곳에서 면접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대기실로 가면 꽤 넓은 강의실에 면접자들이 가득 차 있었고, 대부분 양복 차림으로 오셨습니다. 저도 집에서 가장 전투력 높은 양복을 입고 면접장에 갔습니다. 일명 '예복'이죠.
사실, 이전에 면접을 봤던 다른 대학원에서는 양복이 너무 과한 것 같아 깔끔한 캐주얼 복장으로 갔었는데, 거의 혼자 그렇게 입고 가서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민 없이 양복을 입고 갔고, 사실 다른 대학원도 결과적으로 합격을 했으니 복장이 대학원 당락의 핵심 사유는 아닌 듯합니다.


면접 방식
면접은 5명의 지원자가 한 줄로 앉아서 자기소개를 한 뒤, 면접관 2명이 차례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질문에 대답을 못하거나 틀린 대답을 하는 경우, 동일한 질문이 바로 옆 사람에게 넘어가는 독특한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질문이 나왔을 때 옆사람들이 틀려주기를 바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면접 질문과 경험
면접 질문은 총 10가지 정도였던 것 같고,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기회가 왔던 건 5가지로 기억합니다. 그중 4개 질문은 제가 마지막으로 대답했고, 1개 질문은 제 답변 이후에 옆으로 넘어갔습니다. 즉, 4개는 정답이었고 1개는 오답이었다는 의미겠죠. 질문은 크게 3가지 분야에서 나왔습니다. 선형대수학, 확률과통계, 프로그래밍. 글 아래 제가 도움을 받았던 링크를 남겨 놓겠습니다.
고려대 빅데이터융합학과의 면접은 다른 대학원들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물어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다른 대학원들이 지원자의 관심도와 열정을 확인하려 했다면, 여기는 좀 더 기술적이고 학문적인 질문을 던지는 분위기였습니다. 면접이라기보다는 구술 시험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비전공자인 제 기준입니다!)
여담으로, 선형대수학이 AI 관련 학문의 기초가 된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합니다. 확률과통계나 프로그래밍은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는데, 선형대수학은 아직 제게는 낯선 개념입니다.
그리고 함께했던 면접자분들의 자기소개를 듣고 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배우고 싶어서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화장품업, 통신업, 공무원, 공단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여 있었는데, 붙고 나면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면접 준비 팁
고려대 대학원 면접의 경우, 사전에 준비하지 않고 '나의 열정을 보여주면 진심은 통하겠지'라는 마인드로 임하면 대답할 기회조차 없이 면접이 끝날 수 있습니다. 질문의 난이도만 놓고 보면 어렵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비전공자가 준비 없이 오면 대답할 수 없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타
빅데이터융합학과의 경쟁률은 약 4.5대 1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는 꽤 높은 경쟁률이라고 생각됩니다. 면접장에 함께 들어간 사람들 중에서 한 명 정도만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죠.
학비는 약 770만원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총 약 4,000만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진급이나 이직이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하는 것 치고는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만..ㅎㅎ 아 바로 학자금대출 신청했습니다^^;; (참고로, 고려대학교에서 학자금 카드 결제는 하나카드와 삼성카드만 가능하며,  학자금은 카드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_2025년 초 기준.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네요)

마무리하며

합격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합격하면 열심히 재밌게 공부하겠노라 다짐했었습니다. 그 다짐이 사그라들지는 않았으나 막상 합격하고 나니 걱정이 앞서더군요. 일과 병행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지, 학문의 벽에 부딪히지는 않을지, 학비가 내 지갑을 위협하지는 않을지 등... 그런데 말이죠.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딪는 건 참으로 흥분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Hello New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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